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채무삭감업체의 파산신청 9/17/2012
‘채무삭감’과 ‘파산’은 빚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갚고 못 갚고에 있어 상반되는 개념을 갖는다. 빚을 깍아줄테니 파산을 하지말라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했던 한 채무삭감업체가 파산신청을 했다는 며칠 전 신문의 헤드라인은 뭔가 굉장히 아이러니하다. 최근 3-4년간 미국 내 한인들을 대상으로 ‘채무삭감’, ‘채무조정’, ‘융자조정’ 등을 보장한다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. 이들은 한인 TV나 라디오, 신문 광고를 통해 ‘90% 채무삭감’, ‘100% 성공율’ 등을 내세우며 카드 빚으로 고통받는 한인들을 유혹했다. 파산을 피하려는 한국인의 정서를 이용하여 (파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없이) ‘파산은 파국, 끝장, 경제적 사망, 범죄’ 라며 파산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최근 3-4년 간 매우 성황을 이룬 비지니스가 바로 채무삭감/조정 분야이다.

‘채무삭감’ 이라는 새로운 비지니스가 수면 위로 등장한 건 불과 3-4년 전으로 그 이전에도 채무삭감은 존재했었다. 단, 채무삭감이란 ‘비지니스’가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등장한 시점이 미국의 불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9년에 즈음한다는 것이다. 크레딧카드 페이먼트가 6개월 정도 연체되면 카드회사는 그 어카운트를 콜렉션 업체에 헐값에 판매한다. 콜렉션업체는 매우 적극적인 방법으로 추심행위를 하는데 대개 자발적으로 채무의 일부를 깍아준다는 제안을 한다. 이 때부터는 채무자의 재정형편에 따라 콜렉션업체와의 딜(Deal)이 가능한데 80-90%라는 높은 삭감 제안은 보통 채무액이 크고 페이먼트를 일시불이나 2-3회에 걸쳐 내야한다는 조건이 붙는다. 예를 들어 총 $100,000 카드빚의 90%의 채무삭감을 받으려면 나머지 10%인 $10,000을 일시불로 내야한다는 말이다. 물론 무려 $90,000의 높은 채무를 삭감받는 매우 좋은 딜임에는 틀림없으나 문제는 몇백불 미니멈 페이먼트도 못하는 사람이 일시불로 $10,000을 마련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. 그 돈 있으면 당장에 급한 집 렌트비나 식비로 써야지 카드 빚 갚을 여유가 어디있냐는 볼멘 소리도 틀린 말이 아니다. 결국 90% 채무삭감은 그나마 당장 먹고 살 걱정 없는 목돈있는 사람에게나 해당되지 하루 하루 생활비 걱정하는 사람에게는 ‘그림의 떡’일 뿐이다. 또한 90%를 삭감받았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. 위 예에서 삭감받은 $90,000은 소득으로 간주되어 이듬해 만져보지도 못한 돈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하기 때문이다. 불경기와 함께 등장한 채무삭감업체는 일시적인 이자율 경감이나 지불 기간을 늘려 월 페이먼트 액수를 줄여주는 일을 하고 매달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지만 몇 년이 지나도 원금이 삭감되기는 커녕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 결국엔 파산을 하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.

‘삭감 100%’, ‘평균 삭감율 90%’ 을 외치는 광고는 아직도 흔하다. 또한 절대 파산을 하지 말라며 파산을 만류했던 업체들이 지금은 ‘파산전문’ 이라는 상반된 얼굴로 파산을 권유하고 있다. 파산은 빚을 해결하는 한 방법일 뿐이다. 또한 모든 채무자가 파산신청 자격이 되는 것도 아니다. 중요한 건 파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파산이 본인에게 최선의 채무해결방법인 지 스스로 판단하는 일이다. 부디 ‘파산전문인’의 증가로 파산에 대한 실체없는 두려움이 감소되기를 희망하는 바이다.